끝없는 시작
삶이란
삶의 굴곡을 하나 하나 넘어가는 그 맛에 살맛이 있고 보람이 있고 산다는 값어치가
있고 한번쯤은 살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산행이란
역시 하나 하나의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그 과정에서 산과 산마다 제각기 다른 새로운
시작의 역경과 보람 그리고 산과 자연과 하나가 되는 자연인으로서의 현실적인 삶의
안주 또는 그에 따른 재충전의 기회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한북정맥 종주기
1. 한북정맥이란
한북정맥은 백두대간 13정맥의 하나로 강원과 함남의 도계 지점인 추가령(752)에서
시작하여 백암산(1110), 적근산(1073). 대성산(1174)을 거친 뒤 서서히 서남진 하여
마지막 파주의 장명산(102)을 일으키고 황해로 잠기는 한강 북쪽의 산줄기이다.
그러나 현재 국토의 분단 때문에 북한구간은 물론 적근산 과 대성산에 이르는
남한구간 역시 출입을 할 수 없고, 마루금은 대성산 남쪽 수피령(862m)에서 시작하여
복주산(1152m).광덕산(1046.3m)․백운산(907m)․국망봉(1168m)․민드기봉(1023m)․
청계산(849m)․운악산(935.5m)․도봉산(740m)․파주 장명산(102m)에 이르는
약 160여km 구간에서 이루어진다.
2.종주일정
가. 제 1 구간 : 2003.5.11 (총산행시간 9시간40분)
수피령(05:00) == 칼바위(06:30) == 복주산(09:00) == 하호현(10:00) == 회목현(11:20)
== 상해봉(13:00) == 광덕산(13:30) == 광덕고개(14:40)
나. 제 2 구간 : 2004.8.29 (총산행시간 10시간20분)
광덕고개(03:00) == 백운산(04:30) == 도마치봉(05:30) == 신로봉(08:00)
== 국망봉(09:30) == 도성고개(11:40) == 오뚜기고개(14:30)
다. 제 3 구간 : 2004.8.30 (총산행시간 11시간)
오뚜기고개(06:00) == 청계산(07:30) == 노채고개(09:30) == 원통산(10:00)
== 강구동삼거리(11:30) == 운악산(14:30) == 47번국도(17:00)
다. 제 4 구간 : 2004.8.31 (총산행시간 09시간30분)
47번국도(05:30) == 명덕삼거리(07:30) == 수원산(08:30) == 국사봉(10:00)
== 큰넓고개(11:00) == 죽엽산(14:00) == 비득재(15:00)
라. 제 5 구간 : 2004.9. 1 (총산행시간 9시간30분)
비득재(05:30) == 노고산(06:10) == 다름고개(07:30) == 축석령(08:30)
== 백석이고개(10:00) == 덕고개(13:30) == 샘내고개(15:00)
마. 제 6 구간 : 2004.10.2 (총산행시간 16시간)
샘내고개(01:00) == 임꺽정봉(03:30) == 오산삼거리(05:30) == 한강봉(08:30)
== 울대고(11:00) == 사패산(12:30) == 신선대(15:00) == 우이령(17:00)
바. 제 7 구간 : 2004.11.28 (총산행시간 11시간30분)
우이령(06:00) == 상장봉(07:00) == 솔고개(08:00) == 노고산(09:300 == 349도로(12:30)
== 숫돌고개(13:30) == 농협대후문(15:00) ==구39국도 탄약부대앞(17:30)
사. 제 8 구간 : 2004.11.29 (총산행시간 9시간)
탄약부대앞(06:00) == 현달산(07:10) == 고봉산(08:40) == 탄현고개(09:40) ==
메르디앙2차@(12:00) == 핑고개(12:40) == 장명산(13:20) == 곡릉천(15:00)
3. 종주기
한북정맥은 나하고는 아주 특이한 인연을 가진 구간이다
첫 구간 때에는 단독 산행을 하며 광덕산을 넘다가 등산화끼리 꼬이는 바람에 넘어져
갈비가 부러지고 입술이 완전히 망가진 상태에서 가슴을 움켜 지고 광덕 고개까지
생사의 길을 4시간 홀로 걸어 넘어온 씁쓸한 기억과
2구간에서는 군인들의 사계청소가 되지 않은 군도로의 방화선에서 이슬에 젖은
싸리 와 억새풀 사이를 하루종일 헤치며 산행도중 그날따라 독사를 10 여 마리
보게 되는데 도성고개 근처에서 등산양말이 종아리 아래로 흘러내린 상태에서
갑자기 장딴지가 따끔하게 아프고 뱀에 물린 듯 상처가 생겨 내심으로는 생과 사
의 기로에서 땀을 흘리며 하늘에 운을 맡기고 산행을 하여 그 날은 심적 고통으로
인해 곤죽이 되고 말았다
3구간에서는 새벽에 출발하려 하니 비바람이 엄청 몰아치고 있어 같이 갔던 태안 의
한사장과 둘마 하나는 포기하자고 하였지만 등산하는 사람이 비가 온다고 눈이 온다고
포기 하냐며 강행하여 8월의 태풍 차바를 우습게 알고 운악산에 오르는데 비바람이
너무 심하여 골짜기로 피해내려 섰드니 갑자기 불어나는 계곡 물에 겁먹게 되고 다시
정상으로 올라서다 보니 그 날은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가 되었다 하기휴가를 가족과
하지 못하고 산으로 올라선 죄의 댓가로 나흘 간 등산화 마를 날 없이 비와 이슬에
젖은 채 다니다 수시로 등산양말을 짜서 신다보니 발이 부르트고 그 냄새는 말로
표현 못하게 되었다
6구간은 해미 구회장과 중부지구대장 둘마 하나 등 넷이서 산행하다 새벽 한시 경
임꺽정봉 근처에서 길을 잃고 한시간 가량 헤메고 나니 온몸의 힘이 쭉 빠진다
버스시간을 맞추기 위해 속력을 내어 도봉산을 오르다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길 안내를 받기는 하였지만 도봉산정상에서 사람에 의한 교통체증으로 오가도
못하는 진 현상을 만나기도 하면서 16시간 산행의 악전 고투였다
7.8구간은 둘마 하나가 뒷머리 간지럽다고 친구혼자 산으로 내몰고 꼬마들의
과자부스러기나 축내며 엄살반 진실반 두문불출 방안에서 발가락 까딱이며 컴 고스톱
이나 하고 있었기에 마무리 단독 종주하게 되었는데 우이령을 통과할 때
다른 종주꾼 들은 경찰작전지역이어 모두 마루금을 멀리 돌아서 가야 하지만
경찰이라는 신분으로 전경들의 안내를 받으니 자랑스러웠고 노고산 부대측면을
통과 할 때에는 까시덤풀과 철망에 덮힌 개구멍 길을 통과하다 배낭과 바지왼쪽을
완전히 못쓰게 찢겨야했다
구간자체가 거의 시내 중심부를 지나는 구간으로 길 찾기는 기본 감각에 의해 산행을
마쳐야만 했다
한북정맥은 수도권지역의 도시 개발과 곳곳에 위치한 군부대 등 이미 정맥으로서의
의미를 잃은 듯 파헤쳐지고 훼손되는 자연이 안타까울 뿐이다
4. 산행 후기
이제 꺾어진 반백의 나이를 지나면서 하나씩 둘씩 갑작스레 갈 길을 달리하는
친구들로 인하여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 꼭 그렇게 가야 하느냐 다른 친구들처럼
고상하게 바둑 이나테니스를 하던지 가족과 함께 배드민턴이라도 할 것이지
생김새대로 녹림산채 두령처럼 단독산행까지 다녀 애태우게 하느냐는 등
마나님의 간섭에 전에 없든 산행일정을 설명하고 수시로 산행중 전화보고하고
귀가하여서는 당연히 어디 어렵단 눈치도 보일 수 없고 이젠 점수를 얻기 위해
아부성 돌출발언을 하는 등 점점 변하여 가는 내 자신이 초라해 지고 있다
하지만 산행에 대한 무관심보다는 그런 관심에 용기를 얻게되고 그렇게 하여서라도
이해만 하여준다면 산에만 보내준다면 별 짓은 못할까
속세에서는 채울 수 없는 삶의 갈증으로 인해 나이와 체력을 잊은 채 계곡마다
구비마다 깊숙이 숨겨진 산자락들의 속살을 찾기 위한 산행을 위한 가식의 이맘을
아는 척 모르는 척 그래도 이해해주는 마나님에게 가족에게 너무 죄스러울 뿐이다